[특집] 북한인권시민연합 창립 25주년에 부쳐

북한인권시민연합 창립 25주년에 부쳐

* 올해 5월 4일은 시민연합이 발족한지 25년이 되는 날이다. 25주년을 맞아 이사, 고문, 자문위원들이 전해온 축하 메세지를 싣는다.

김석우 이사장

고 윤현 목사 중심의 인권운동가들이 25년 전 1996년 맨주먹으로 북한인권시민연합을 창립하였다. 마치 광야를 향한 외로운 외침이었다.

그러나 선각자의 소리였다. 경제발전과 정치 민주화를 이룬 대한민국의 성공을 바탕으로 일어나야 하는 운동이었다. 냉전 해체 이후 자유의 바람이 온 세계로 퍼지는 시대 상황에서 필요한 작업이기도 했다.

고난의 행군을 벗어난 탈북민의 수가 크게 불어났다. 그들의 생생한 증언이 북한 인권 침해의 참혹성을 밝히고, 그에 대한 적극 대응을 호소하였다. 폐쇄된 북한 사회에서 기본적 자유와 인권이 심각하게 유린 되는 상황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보고서를 작성하여 유엔인권위원회(現 인권이사회)를 비롯한 국제사회에 알렸고, 국제연대를 만들었다.

북한 정권의 완강한 저항으로 인권개선은 지체되고 있지만, 머지않아 장애물은 제거되고 전 세계 자유인의 꿈은 이루어질 것이다. 그때 북한인권시민연합은 동아시아 인권확산의 발신지로서의 공헌이 부각 될 것이다. 인권 후진지역인 동아시아에 빛을 발하는 등대 역할이 부각 될 것이다.

앞으로 25년 북한인권시민연합은 동아시아 인권운동의 선구자, 시민운동의 모범으로 앞장서 나갈 것이다. 우리의 각오와 사명을 다시금 다짐한다.

박범진 고문 – 북한인권 상황에 대해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시기에 제일 먼저 북한인권 문제를 국제사회에 제기하여 북한인권운동을 이끌어왔던 북한인권시민연합의 선구적 활동을 되돌아보면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것 같다. 유엔 인권이사회와 총회가 16번이나 북한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으나 북한은 거의 아무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결국 북한 주민이 스스로 각성하여 스스로 변화를 이끌어내도록 도와야 한다. 그동안 우리 시민연합이 북한인권 문제를 국제적으로 공론화하는 역할을 크게 했으나 앞으로는 북한 주민의 의식변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 역할에 더 힘써야 한다.

신각수 고문 – 북한인권시민연합 25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 북한인권시민연합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 사회에서 북한인권 문제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국제사회에 북한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제기하여 행동에 나서도록 하는데 선구적 역할을 수행하였습니다. 또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탈북자 구출과 한국 사회에서의 적응을 돕는데 탄탄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앞으로도 동토의 땅 북녘에 인권의 빛과 따스함이 스며들어 북한사회의 변화와 개혁으로 연결되고 북한주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누리게 될 수 있도록 더욱 알찬 활약을 기원합니다.

이경수 고문 – 시민연합이 지난 4반세기 동안 그라스루트 차원에서 기울여온 북한 주민의 인권 증진·보호 노력과 국제사회에서의 문제 제기는 암울한 북한에 희망을 주며, 우리가 인권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습니다. 이는 시민연합 구성원의 불굴의 의지와 신념, 용기가 없었다면 성취 불가능한 것으로서, 최근 북한 인권에 대한 일부 국내외의 퇴행적 움직임 속에서 시민연합의 진가가 더욱 발휘될 것으로 믿습니다. 통일이 되어 한반도 전역에 인권과 자유와 행복이 흘러넘치는 그 날까지 역할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 시민연합의 창설 25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허만호 이사 – 북한 인권 운동 4반세기, 실로 경이로운 업적들을 이루었습니다. 계속 정진하여 북한 인권 운동의 횃불이 들불이 되어 북한 동포들을 구하고, 통일의 그 날을 앞당겨주기 바랍니다.

원재천 이사 – 시민연합 설립 25주년을 축하드립니다. 윤현 설립 이사장님은 2008년 영국 런던 채펌하우스 북한인권 국제회의 에서 ‘역사의 수레바퀴는 비록 느리지만 쉬지 않고 돌려야 한다’ 고 하셨습니다. 오늘도 북한인권을 위한 역사의 수레바퀴를 돌리시는 김석우이사장님과 모든 시민연합 식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시민연합이 북한, 아시아 지역 민주주의와 인권개선에 매진하시길 기원하며, 저희들도 계속 응원하겠습니다.

박범홍 이사 – 우리 사회에서 주위를 둘러보면 같은 푸른 하늘 아래에서 함께 살고 있지만, 누구는 여유있는 인간다운 생활을 하고 있고 누구는 하루의 끼니를 걱정하며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누구나 모두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없을까? 이런 사회적인 불평등을 줄여 우리 사회구성원이면 누구나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기능이다. 국민들은 정부가 우리의 삶의 질을 높이도록 채찍질하고 국민들의 요구에 정부의 성과가 미치지 못하면 투표로서 응징하고 정부를 교체한다. 같은 푸른 하늘 아래의 북쪽을 보라. 국민들이 정부를 채찍질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 아니 김정은 왕정이 국민들을 채찍질하며 국민들로부터 인간다운 삶을 빼앗아 가고 있다. 인간다운 삶을 찾아 북한을 탈출한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한 조그만 발자국이 이젠 큰 발자국이 되어 북한인권시민연합이 창립 25주년이 되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의 활동이 더욱 발전하여 북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사회적 소금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양경석 이사 – 다시 찬란한 봄입니다. 스물 다섯 번째 시민연합의 봄을 축하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의 손길이 북한인권에 찬란한 봄날을 만들어 줄거라 믿습니다. 언제나 응원합니다.

김정림 이사 – 96년의 5월을 너무나 또렷이 기억합니다. 북한 동포를 위해 뭔가를 해야겠다고 말씀하셨던 고 윤현 이사장님의 목소리도 귀에 들려오는 듯합니다. 그때의 초심을 잃지 않고 흔들림 없이 그 자리를 지켜주신 여러분들께 경의를 표하며 저를 그 대열에 함께 하도록 손 내밀어 주신 김영자 국장님과 시민연합 식구들에게 감사드립니다. 25년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북한 땅에 인권 빛이 환히 비추어지는 날을 고대해 봅니다.

성은제 이사 – 북한인권시민연합 창립 25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간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다해온 북한인권시민연합에 감사드리며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드립니다. 기나긴 코로나-19에 여러분 모두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이영환 자문위원 – 시민연합의 25년 활동사를 북한인권문제의 국제공론화나 북한인권운동의 역사로 부른다면 좁다고 봅니다. 창립회원들은 한국의 인권과 민주주의가 북한까지 닿게 하자고 결의했고, 구성원과 회원들은 대를 이어 실행해왔습니다. 닫힌 민족주의를 경계하고 세계시민주의와 인권의 보편성을 옹호하며, 말에 그치지 않고 탈북민을 구조하고 돕는 인도주의를 실천해온 것은 특히 빛납니다. 정신을 이어받은 새 세대들이 북한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의 인권과 민주주의 옹호에 힘쓰고 있는 것도 의미가 큽니다. 25주년을 자축하고 응원하며 계속 함께 하겠습니다.

김영자 사무국장 – 5월은 고맙고 감사해야하는 날이 많지만, 저로서는 5월 4일, 북한인권시민연합 창립한 날이 있어 더욱 잊을 수가 없습니다. 올해로 북한인권시민연합 탄생한 지 25년이 되어 짧게나마 마음을 적으려니 어느 말부터 시작해야할지 며칠을 고민했지만, 생각이 나지 않아 그냥 이렇게 적습니다. 막상 책상에 앉아 자판을 두드리려고 하니, 그간 활동했던 한 장면 한 장면을 떠오르고 그 때마다 함께 동고동락했던 분들이 생각납니다. 그때는 사무실 없이 사안이 있을 때마다 빵집과 다방을 전전하며 일할 과제를 주고받았고, 소식지나 계간지 발송을 위해서는 아는 분들의 사무실을 빌리거나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회의실을 빌려 사용했습니다. 1년, 2년 3년 이런 활동이 계속되니 재정적으로도 힘들었고, 메아리 없는 활동을 계속하려니 정신적으로도 무척 힘들어 윤현 이사장께 “저는 이제 그만 두겠다”는 말씀을 드렸더니, 윤현 이사장께서 “나도 힘들다. 조금 더 견디면 안되겠냐”라는 말씀에 지금까지 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힘든 고비를 넘기자, 젊은이들이 모여들었고, 외국에서도 우리의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되어, 이때부터 자원봉사자 교육, 국제회의 개최, 북한난민 구출에 힘을 다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어떤 때는 너무 힘들어 목 놓아 울기도 했고, 너무 기뻐 환호를 지르는 부침이 있었지만, 처음 고비를 잘 넘긴 덕분에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활동하며 기억에 남는 것은 1999년 중국 장백에서 탈북한 28세의 젊은이를 만났을 때, 그가 부모님은 굶다 2년 전에 돌아가셨고, 1년 전에는 여동생이 굶어죽었다며, 더 있다간 자신도 굶어 죽을 것 같아 남동생 손을 잡고 압록강을 넘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한 달 전 공안의 눈을 피해 도망 다니다 동생을 잃어버렸다며……. 북한에는 희망이 없다고 했습니다. 이 젊은이의 눈은 사냥꾼에 쫓기는 겁에 질린 짐승 같았고, 이때 이를 구하지 못해 많은 눈물을 쏟으며, 이들의 삶을 외면하면 양심의 죄를 짓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 후 북한난민 구출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 입국한 청소년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국장님, 공개처형하는 것 봤습니까? 저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봤습니다. 그러면서 그 처형장면을 자세히 묘사해주는 데 소름이 끼쳤습니다. 한 학생은 지금도 꿈에서 그 처형 장면 꿈을 꾸고 소스라치게 놀라 깨면 온 몸이 땀에 범벅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 때부터 이들의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02년 9월 체코의 피플인니드의 초청으로 바츠라프 하벨 대통령을 만났을 때입니다. 우리를 대하시는 인자하신 하벨 대통령께서 우리의 목표가 무엇이냐고 질문하셨습니다. 우리는 유엔에서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임명되기를 희망하며 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는데, 그 다음해 3월 유엔인권위원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통과되었고, 그 이듬해 특별보고관이 임명되었습니다. 우리가 처음 설정한 목표를 빠른 시일 내에 달성해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했고, 북한 주민들이 곧 자유를 누릴 것으로 생각했었죠. 그것은 착각이었고, 그 이후 더 많은 일들을 해야 했습니다. 2013년에는 유엔인권조사위원회 설립되었고, 그 이듬해 보고서도 출간됐습니다. 북한인권문제가 전 세계에 큰 화두가 되었습니다. 25년이란 세월이 참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속된말로 맨땅에 헤딩하듯 시작한 우리의 활동이 유엔 인권이사회, 유엔 총회, 유엔 안보리까지 미치게 됐을 뿐 아니라, 북한난민을 구출활동과 국내 입국한 탈북동포들의 사회적응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일에서도 선구자적 역할들을 해왔습니다. 우리의 생각만큼 북한주민의 인권개선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지만, 북한당국에 잡혀간 탈북자에게 인권침해를 당하지 않았다고 말하며, 서명을 요구했다는 이야기도 들었고, 2003년에는 장애인보호법을 제정한 것은 우리의 활동을 통해 북한에서 변화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의 과제는 북한 인권 침해에 관련된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조사 활동을 벌이고, 북한 인권 유린 책임자 처벌을 위한 활동을 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피로 물든 석탄수출: 정권을 유지하는 다단계 수입구조”보고서도 이 조치의 결과물입니다. 이러한 활동이 이어져야 가해자들을 법정에 세울 수 있는 날이 오리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한국에 입국한 탈북대학생들에게는 통일, 그 이후 맞이할 전환기를 대비하여, 2005년부터 리더십 교육을 실시했고, 몇 년 전부터는 폴란드, 독일, 네덜란드를 방문하여 동유럽의 전환기를 배우고, 이 배움을 통해서 남북전환기에 젊은이들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지 고민할 수 있는 유-브릿지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한 10년 동안 열심히 활동하면 북한주민들도 우리와 같은 권리를 누릴 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25년이 지나도 북한은 여전히 암흑이고 자유 없이 노예처럼 살고 있는 것이지요. 앞으로 우리의 할 일은 더 많아 지겠지만, 하루빨리 북한인권시민연합이 문 닫는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이 날이 바로 북한주민의 인권이 꽃피는 날이니까요.